나는 하느님이다. 세상뿐만 아니라 인간을 창조한 신이다. 하지만 나는 동시에 ‘너희들의’ 하느님이다. 나 스스로 홀로 하느님이기보다 인간을 백성으로 삼고 그들을 돌보는 아버지와 같은 하느님이다.
나는 나, 곧 있는 자이다. 모세가 나의 이름을 물었을 때, 내가 그에게 일러준 그대로 나는 스스로 있고 시작이 없으며 영원히 존재하는 전지전능한 신이다. 하지만 나는 동시에 ‘너희들을 위해’ 있는 자이다. 나의 존재는 항상 타인에게로 향하는 까닭에 나는 나를 위해 있지 않고, 너희들을 위해, 너희들의 안위와 행복을 위해 있는 자이다.
나는 사랑이다. 그것이 나다. 모든 구원 역사와 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말과 행동은 사랑이라는 말로 밖에 설명될 수 없을 것이다. 세상 창조 때부터 있어 온 사랑은 성령을 통해 지금도 생명을 낳고 키우며 열매맺게 하는 원동력이다.
너는 인간이다. 내가 창조한 인간이다. 하지만 너는 동시에 나의 백성이며 나의 구원 사업의 협력자이며 나의 친구다. 나는 너 없이 세상을 다스리지 않으며, 너 없이 하느님이 될 수 없다.
너는 있다가 없을 존재이다. 너는 태어나고 살다가 죽는다. 하지만 너는 영원한 생명을 향해 나아가고 지상 여정을 통해 믿음 안에서 성숙해 져서 죽음 너머에서 나와 함께 영원히 존재하게 된다.
너도 사랑이다. 그것이 너다. 인간인 네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 너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다. 그것은 네가 사랑인 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으므로 사랑을 만나고 사랑을 알고 사랑을 통해 너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나는 네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네 곁에 머무르며 너를 도와줄 것이다. ‘주 너의 하느님“인 나는 네가 사랑을 체험하고 사랑을 나누고 사랑 안에서 완전해 지기를 바란다. 내가 사랑인 것처럼, 너도 사랑이다. 우리는 하나다.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그러면 네가 사랑을 알고 사랑 안에서 자라고 사랑이 될 것이다. 사랑은 하나다. 우리는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