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을 앞둔 사람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간호사가 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라는 책에 보면 죽을 때 말기 환자들의 다섯 가지 후회가 나옵니다. 첫째, 내 뜻대로 한번 살아 봤었더라면.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추는 다른 사람의 인생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한 후회입니다. 둘째, 일 좀 적당히 하면서 살 것을. 특히 남자가 자신의 일이나 성취에 매달려 가족과의 시간을 가지지 못한 것을 많이 후회합니다. 셋째, 내 기분에 좀 더 솔직하게 살았다면. 다른 사람의 기분에 맞춰 살다보니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해 준 것이 없다는 후회입니다. 넷째, 오래된 친구들과 좀 더 가깝게 지냈더라면.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지내온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후회입니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삶을 위해 좀 더 도전해 볼 것을. 현실에 안주하느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삶을 살다보니 자신의 행복을 위해 좀 더 모험적인 삶을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여러분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영화 버켓 리스트에 보면 곧 죽음을 앞둔 두 남자가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서 나누는 대화가 나옵니다. 사람이 죽으면 천국 앞에서 두 가지 질문을 받는데 그 두 가지 질문에 전부다 ‘예’라고 말해야 천국에 들어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첫번째 질문은 이렇습니다. ‘너는 너의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느냐?’ 여러분은 여러분의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습니까? 만일 당신이 첫번째 질문에 예라고 대답했다면, 두번째 질문이 이어집니다. ‘너는 너의 인생에서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가져다 주었느냐?’ 여러분은 여러분의 인생에서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가져다 주었습니까?
우리가 숨을 거두고 하늘나라에 가서 하느님을 만나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왜 구세주가 되지 못했느냐고 묻지 않을 것입니다. 혹은 왜 이런저런 일을 성공하지 못했는지, 왜 유명한 사람이 되지 못했는지 묻지 않을 것입니다. 그 소중한 순간에 우리에게 던져질 질문은 단 하나뿐입니다. ‘왜 너는 너 자신이 되어 살지 못했는가?’
오늘 복음에 보면 예수님의 친척들이 예수님을 잡으러 나섰는데 이유는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예수님은 미쳤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왜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여겼을까요? 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그에게 원하는 것과는 다른 삶을 선택했습니다. 온전히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삶을 살기를 선택했고, 그 때문에 가족과 친척들을 떠났습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의 눈에는 자신을 버린 예수님의 행동이 미친 것처럼 보인 것입니다.
내게 주어진 인생을 100% 사는 것, 이것이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며 사는 삶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미쳤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의견을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주신 삶을 최선을 다해 사는 사람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하느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삶이란 바로 최선의 나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지옥은 훌륭한 변명과 핑계와 소원으로 가득한 곳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상자를 열면 그 안에는 사랑, 기쁨, 행복만이 아니라 시련, 고통, 눈물이 없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살면서 다가오는 시련과 고통에 대해 불평만 하고, 옳은 일을 하는데에는 변명과 핑계로 일관한다면 그런 삶의 마지막 종착지는 뻔할 것입니다. 1독서에서 하느님의 뜻을 어기고 죄를 지은 아담을 하느님께서 찾습니다. “아담아, 너 어디 있느냐?” 아담은 두려움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나타나서 다른 사람, 가장 가까이 있는 하와의 핑계를 댑니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이제 아담은 그를 위해 여자를 만들어주신 하느님까지 비난합니다. 하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뱀이 저를 꾀어서 제가 따 먹었습니다.” 변명과 핑계, 그리고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것으로 자신의 책임을 떠 넘기는 사람에게 100%의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모두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입니다. 오늘을 살지 않고 내일을 위해 보험을 들어 놓는 것이 삶을 안전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러움 가운데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외적 인간은 쇠퇴해 가더라도 내적 인간이 나날이 새로워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충만한 삶이란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 때 가능해 집니다. 죽을 때 후회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일 죽어도 괜찮을 오늘을 살아야 합니다. 오늘 사랑한다고 말하고, 오늘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오늘 이웃을 위해 감사한 삶을 살아가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심지어 미쳤다고 말할지라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한번뿐인 인생, 후회를 남기지 않고, 가장 나답게 사랑하며 살다가 하느님께로 돌아가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