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어느 마을을 지나가다가 가난한 한 가족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즐겁게 노래하며 일하고 있었고, 쉬는 시간에도 보잘것없는 음식을 서로의 입에 넣어주며 행복해 했습니다. 왕이 신하에게 물었습니다. “저들은 가난한데 어찌 저렇게 행복한가?” 신하가 대답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직 저들이 99클럽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99클럽, 그것이 무엇인가?” 신하가 말했습니다. “저에게 금화 동전 99개를 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왕에게서 금화 99개가 든 자루를 받은 신하는 다음 날 아침 일찍 그것을 농부의 집 앞에 갔다 놓았습니다. 밭일을 하러 문을 나서던 농부는 뜻밖의 자루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열었는데 놀랍게도 금화가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농부는 기쁨의 환성을 지르며 떨리는 손으로 금화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을 다시 세어도 금화는 99개였습니다. 농부는 이해할 수가 없어 집 주위를 샅샅이 살펴보기도 했지만 마지막 금화 1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내와 아들에게 세어보라고 해도 여전히 금화는 99개였습니다.
농부는 결심했습니다. 금화 1개를 채워 100개를 만들겠다고. 그리고 가족 모두에게 더 열심히 일해서 빠른 시일 내에 금화 1개를 채워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날부터 그들의 삶은 달라졌습니다. 더 많이 일해야 하니 쉬면서 웃으며 노래할 수 없었고 서로를 챙겨줄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오히려 생각대로 돈이 모이지 않으니 불안하고 걱정되어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농부의 아내는 회의가 들었습니다. 금화가 99개나 있는데 자신은 누더기 옷을 입고 소처럼 일해야 하는 것이 불만이었습니다. 그래서 남편 몰래 금화 3개를 꺼내 멋진 옷과 화장품을 마음껏 사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남편은 불같이 화를 냈습니다. 아내를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더 많이 일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아들이 아버지가 몰래 숨겨둔 금화에서 3개를 꺼내 그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만나 흥청망청 쓰고 돌아왔습니다. 93개로 줄어든 금화를 보며 절망감과 박탈감에 빠진 농부는 아들에게 몽둥이질을 한 뒤 다시는 바깥에 나가지 않고 일만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한 달 후 왕과 신하가 다시 그 마을을 지나게 되었는데 왕이 본 그 가족은 더 이상 행복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성격은 거칠어졌고 서로 증오하고 있었습니다. 왕이 신하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저 가족에게 일어났는가?” 신하가 대답했습니다.
“이제 저들은 공식적으로 99클럽에 가입했습니다. 그들의 유일한 목표는 한 개의 금화를 더 채워 100클럽에 소속되는 일입니다. 99클럽은 충분히 가졌지만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99클럽은 행복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었음에도 여전히 불행한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들은 금화 한 개를 더 가져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믿기에 지금 이 순간 행복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혹시 99클럽에 가입해 있지는 않습니까? 가진 것이 적어서, 다른 사람보다 부족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오지 않을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을 희생하며 걱정스럽게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가장 행복한 날은 오늘임을 알고 있습니까?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복음은 기쁜 소식입니다.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는 것이 어째서 기쁜 소식일까요? 이사야 예언자는 기쁜 소식을 좀 더 설명해줍니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당신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십니다. 사람들이 당신 앞에서 기뻐합니다” (이사 9,1-2).
그동안 우리는 어둠 속을 걸었고 암흑 속에 있지 않았습니까? 99클럽에 가입한 사람처럼 다른 사람은 돈도 많고 재능도 있고 운도 좋은데 나는 그렇지 않아 불행하다고 믿지 않았습니까? 기쁨은 온데 간데 없고 경쟁과 스트레스, 상대적 박탈감에 화를 내며 살지는 않았습니까? 가까운 사람들을 들볶으며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고만 하지는 않았습니까?
회개하십시오. 여러분의 행복이 재물과 성취에 있다고 생각했다면. 회개하십시오. 남보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높이 올라가는 것만이 좋다고 믿었다면. 회개하십시오.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살았다면.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우리의 행복은 어떤 일에서도 감사하고, 가족과 이웃이 더 잘 되도록 나를 내어주며, 지나가는 세상이 아니라 하늘 나라를 생각하며 살아갈 때 주어집니다. ‘주님만이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십니다.’ 여러분은 과연 그렇게 믿습니까? 정말 주님께서 여러분 삶의 중심입니까?
한 가지 이야기를 더 하겠습니다. 사도 베드로가 천국 문 앞에서 방금 세상을 떠난 한 남자를 반갑게 맞이하며 말합니다. “환영합니다. 그런데 당신이 천국에 들어가려면 1,000포인트가 필요한데 무엇으로 1,000포인트를 얻었습니까?” 그 남자는 신이 나 말했습니다. “저는 꽤 열심히 잘 살았습니다. 열심히 일했고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적지 않은 자선도 했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말했습니다. “굉장한 경력이군요. 잘했습니다. 당신은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그 남자는 놀라며 말했습니다. “저는 아내와 결혼하여 45년간 성실하게 살았습니다. 한눈팔지 않고 아내를 챙겼고 자식도 세 명을 낳아 잘 키웠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말했습니다. “감동적입니다. 훌륭합니다. 1포인트를 더 드리겠습니다.”남자는 진땀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베드로 성인께서는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저는 성당도 열심히 나갔습니다. 헌금과 교무금을 성실히 낸 것 뿐만아니라 한번도 주일미사를 빠진 적이 없습니다. 성당에서 여러가지 봉사활동도 하고 성지순례도 다녔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말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사셨군요. 또 1포인트를 얻으셨습니다. 자, 현재 합계 3포인트입니다. 앞으로 997포인트가 더 필요합니다.” 그러자 남자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습니다. “성인이시여, 저는 더 이상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제 모든 잘못과 부족함을 용서해 주시고 제발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그러자 베드로 사도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형제님은 지금 막 1,000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오직 주님의 은총만이 모든 것을 채워줍니다. 어서 천국으로 들어오십시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하늘 나라의 복음이 진정으로 기쁜 소식인 이유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은총 때문입니다. 우리의 능력이나 재주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을 통해서 거저 주시는 하느님 사랑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습니다. 내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 덕에 우리는 기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한 가지, 회개만이 남았습니다. 하느님을 세상의 중심으로 모시고 살아가며, 99클럽을 과감히 떠나는 회개가 필요합니다. 더 이상 가진 것 때문에, 남과 비교하기 때문에, 나 자신의 욕망 때문에 여러분이 불행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미 충분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