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바쁩니다. 정신없이 성공을 위해서 아침부터 늦은밤까지 쉬지 않고 일합니다.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시사문제에 민감해야 하며 끊임없이 스펙을 쌓아야 합니다. 대인관계를 넓히기 위해 동우회에도 가입하고 자기계발을 위해 취미활동도 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방학도 없이 학원을 너대갯씩 다니고 선행학습을 하며 미래의 대학과 직업을 준비합니다. 모두가 정말 눈코 뜰새없이 바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하루 역시 정말 바쁩니다. 하루종일 회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가르친 뒤에 좀 쉬기 위해 시몬의 집으로 갑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있어서 병을 고쳐줍니다. 해가 지자마자 안식일이 끝났고 기다렸다는 듯이 온 고을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옵니다. 갖가지 질병을 앓는 수많은 사람들을 고치며 마귀를 쫓아내는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썼겠습니까? 새벽녘이 되어서야 사람들은 대부분 돌아갔고 긴 하루의 피로가 몰려옵니다. 다음날을 위해 잠시 눈 붙힐 시간이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현대인들과 예수님 모두 정말 바쁘게 삽니다. 해야 할 일이 있고 찾는 사람이 있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바쁜 현대인들과 예수님의 다른 점이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기도’입니다.
한 아프리카의 탐험가가 미지의 지역을 탐험하는 큰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는 엄청난 장비를 옮기기 위해 원주민 짐꾼을 모집했는데 품삯을 높게 제시했기에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 짐꾼들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일곱째 날이 되자 짐꾼들이 한 걸음도 내딛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긴 독촉 끝에 한 사람이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저희는 계속 갈 수가 없습니다. 영혼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영혼이 뒤따라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로 온 국민이 정말 열심히 바쁘게 일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우리는 영혼을 잃어버렸습니다. 영혼이 물질적 성장을 뒤따라오지 못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물질적 부유함과 편리함을 누리지만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신부님, 어떻게 제가 평화를 찾을 수 있을까요?” “신부님, 어떻게 기도하는지 가르쳐 주십시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렇게 쉼없이, 성찰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정말 바쁘게 살았습니다. 지난 주일 미사를 세대 봉헌하고 청년회 특강을 한 뒤 1대리구 보좌신부님들과 저녁 9시가 되어서야 연수를 떠났습니다. 강원도 양양에서 동기 군종신부님과 함께 새벽까지 친교를 나누었고, 그 다음날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신부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이틀을 보내고 돌아오니 몸과 마음이 모두 피곤했습니다. 쉬고 싶었고 그것은 잠을 자야된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틀렸습니다. 조용히 촛불을 켜고 방 안에 앉아 묵상을 해야 했습니다. 그때 제가 깨달은 것은 쉼이란 ‘완전히 다른 분’과 만남으로써 정신없는 나에게서 벗어나 평화를 누리는 것입니다. 더 평온하게, 더 걱정없이, 더 사심없이, 더 침착하게, 더 균형있게, 더 믿을 수 있게, 더 깨끗하게 변화하는 것은 나로부터가 아니라 하느님을 만날 때에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정신없이 보낸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일어나 외딴 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쉬면서 자신을 다시 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예수님을 발견하고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하고 말하였을 때도 흔들림없이 당신이 갈 길을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나는 복음을 선포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생각해 보십시오. 누가 우리를 정말로 찾고 있다면, 우리를 정말로 원한다면, 거기다가 내게 재능과 비전이 있다면 우리는 쉽게 인기와 성공에 집착할 것입니다. “모두 스승님을 찾는다”는 말에 나서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온 정치권이 안철수 씨를 대통령 감으로 찾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기분이 어떠하겠습니까? 오직 기도하는 사람만이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는 자유인입니다. 실상 자유인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인기와 성공, 다른 사람의 시선에 매인 종으로 거기에 집착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집착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바로 특정한 사물이나 사람이 없으면 행복해 질 수 없다고 믿는 감정의 매달림이 집착이기 때문입니다.
기도하지 않는 삶은 무의미합니다. 성찰하지 않는 사람은 돼지와 같습니다. 오늘, 한 주간, 한달을 정신없이 사는 사람은 언젠가 욥처럼 말할 것입니다. “인생은 땅 위에서 고역이요, 그 나날은 날품팔이의 나날과 같지 않은가? 나의 나날은 베틀의 북보다 빠르게 희망도 없이 사라져 가는구려. 기억해 주십시오, 제 목숨이 한낱 입김일 뿐임을. 제 눈은 더 이상 행복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욥 7:1-7).
오직 기도하는 사람만이 하느님 안에서 쉬며 어려움을 극복할 수가 있습니다. 아브라함 링컨은 수많은 실패와 불행 속에서도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말했습니다. “사탄은 내가 실패할 때마다 ‘이제 너는 끝장이다’라고 속삭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내가 실패할 때마다 ‘이번 실패를 거울 삼아 더 큰 일에 도전하라’고 하셨습니다.” 밤 늦은 시간에도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들어 하느님께 향한 겸손하고 간절한 기도를 하였던 링컨이기에 노예해방과 자유를 가져온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지금도 존경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오직 기도하는 사람만이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는 자유인이 됩니다. 오직 기도하는 사람만이 집착하지 않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됩니다. 복음을 위하여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기도 안에서 완전히 다른 분과의 만남을 통해서 모든 것이 거저 주어진 것임을 깨닫고 기꺼이 내어주는 사람입니다. 기도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듬뿍 느낀 사람만이 자신을 사랑할 힘을 얻게 되고, 다른 사람들을 하느님 사랑으로 깊이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전세계에서 6천만명 이상이 관람한 세계적인 마술사 하워드 서스틴의 공연에 대해 ‘무엇이 그런 성공을 가져왔느냐?’하고 묻자 그는 대답했습니다. “저는 무대에 오르기 전 스스로에게 이렇게 다짐합니다. 나는 관객들을 사랑한다. 내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러니 그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오직 기도하는 사람만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오늘 만나게 될 사람들을 사랑할 것이다.” 바로 이것이 바쁜 현대인과 예수님의 차이이며 예수님 성공의 비밀입니다. 함께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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