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 남자의 시련에 관해 들어봅시다. 그는 찢어지도록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학교는9개월밖에 다니지 못했습니다. 9살 때 어머니를 잃고10살 때 새 어머니가 왔지만 아버지와는 성격이 맞이 않아 평생 떨어져 살았습니다. 22세에 사업에 실패했고, 25세 때에 사랑하던 여인이 병으로 죽고나서2년동안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여인과 결혼하여 네 자녀를 얻었으나 세 명은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27세 때 독학으로 변호사가 되었으나29세 때 선거에서 낙선, 34세에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 37세 때에야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으나 39세 때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시 낙선합니다. 46세에 상원의원 선거에서 낙선하고, 47세 때는 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후, 49세에 다시 상원의원 낙선합니다. 그러다가51세 때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었습니다. 그는 누구일까요?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입니다.
그를 ‘실패의 아이콘’이라 부르지만 수많은 시련은 그를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수많은 실패로 온유하고 겸손하고 관용을 베푸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를 대통령으로 세울 바에는 아프리카에 가서 고릴라를 한마리 사오는 것이 낫다.”하고 그를 조롱하던 정적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했습니다.그는 모든 것이 불리한 남북전쟁에서 온유함과 관용, 그리고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바른 길을 찾았고, 결국 승리를 얻었습니다. 그에게는 어머니로부터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라는 유언과 함께 주어진 성경 한 권이 있었으며, 그는 백악관에 기도실을 만들고 늘 하느님께 의탁했습니다.
그가 기도하는 모습을 본 각료들도 감동을 받고 말했습니다. “우리도 하느님이 우리 편이 되어달라고 기도하겠습니다.”그러자 링컨은 정색을 하고 말했습니다. “절대 그런 기도는 하지 마세요.” “그러면 어떻게 기도해야 합니까?”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 되어주시기를 기도하지 말고, 우리가 하느님 편이 되게 해 주시기를 기도하십시오.” 참으로 기도하는 사람만이 하느님을 우리 뜻대로 바꾸려 하지 않고 우리가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도록 노력할 줄 압니다.
우리는 수많은 실패와 시련 속에서 자기 연민에 빠져 불평하고 화를 냅니다. 하지만 수많은 실패와 시련은 우리를 성숙한 인간으로 만드시는 하느님의 아버지의 훈육입니다. 자녀를 사랑하시기에 그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도록 이끄시며, 때론 그 길이 힘들고 두렵고 어렵지만 꼭 거쳐야하는 고통의 과정일지라도 필요한 용기와 지혜를 주시며 그 훈육을 견디어 내게 합니다.이럴 때 우리는 링컨처럼 말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내가 걷는 길은 험하고 미끄러웠다. 나는 자꾸만 미끄러져 길바닥 위에 넘어지곤 했다.그러나 나는 곧 기운을 차리고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길이 약간 미끄럽긴 해도 낭떠러지는 아니야.’” 링컨은 기도하는 사람,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그는 시련과 실패는 있어도 하느님께서 끝까지 그의 편에 서 계심을 의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역시 하느님께서 언제나 나에게 자비로우시며 우리 한사람 한사람에게 가장 좋은 것을 마련해 주시는 분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 넘어져도 쓰러지지 않으며 실패해도 절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링컨은 말했습니다. “나는 천천히 가는 사람이지만 결코 뒤로 가지는 않습니다.”
우리 역시 천천히 하느님 나라로 나아갑니다. 앞서 가던 사람들, 넓고 큰 길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요란하게 자랑하며 빨리 가도 우리는 천천히 ‘좁은 문’으로 들어갑니다. 시련과 고통의 문으로 기꺼이 들어갑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가 닮고자 하는 예수님께서 그 길을 먼저 걸으셨기 때문입니다.십자가의 길, 사랑의 길을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고 좁은 문으로 들어갑니다. 현재의 시련을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하는 자녀를 위한 훈육으로 받아들이고 용기를 내어 천천히 걸어갑니다. 뚜벅뚜벅, 이렇게 험한 길을 시나브로 걷다보면 언젠가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맺게 될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마태7,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