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첫날, 곧 주일이 왔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습니다. 잠긴 문은 우리의 마음 같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문만이 아니라 마음마저 잠가 놓고 있어온지 꽤 되었습니다. 잠긴 마음은 점점 식고 있습니다. 따듯함을 잃어버리고 얼어붙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우리는 차갑고 우울하고 슬픕니다. 단절되고 소외된 마음에 생명이, 기쁨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우리 가운데에 서시며, […]
Urbi et orbi (코로나19 교황 특별강복)
마르 4,35-41, March 28, 2020 “저녁이 되자”, 여러분이 들은 오늘 복음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실은 지난 몇 주동안 계속 어두운 저녁이었습니다. 무거운 어둠이 광장과 거리, 그리고 도시를 덮고 있습니다. 수많은 생명을 빼앗아가고 귀를 멀게 하는 침묵과 비통한 공허가 모든 것을 채우는 가운데 움직이는 모든 것을 멈추게 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공기 중에서 느끼고 사람들의 행동에서 봅니다. 우리는 두렵고 무섭습니다. 복음에 나오는 제자들처럼 예상하지 못한 거센 돌풍에 […]
사순절을 시작하며
법정 스님께서 세상을 떠나신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스님께서는 우리에게 가르치십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괴로움의 원인은 집착입니다. 자식에 대한 집착, 재산에 대한 집착, 복잡해진 관계에 대한 집착, 건강에 대한 집착, 명예에 대한 집착, 이런 것들 때문에 괴로움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괴로움을 느끼면서도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욕망 때문입니다. 더 인정받고 더 가지고 더 누리고 싶은 욕망, 하지만 욕망을 놓아버리지 않는다면 평화란 없습니다. 불가에서는 이것을 ‘출가’라고 합니다. 예전에 저는 신학교 입학을 반대하는 […]
선택
“그래, 결심했어!” 이 말은 예전에 ‘TV인생극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A와 B의 두가지 예상가능한 상황에서 탤런트 이휘재가 어떤 것을 선택할 때마다 하는 말이었습니다. 우리 삶 역시 ‘인생극장’과 같습니다. 매번 선택의 연속이니까요. 그래서 돌아보면 ‘내가 만약 그때 그 대학에 안 갔다면’, ‘그 직장에 합격했었더라면’, ‘그때 그 남자와 결혼했었더라면’ 지금 나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하고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모든 것은 선택입니다. 삶의 가장 위대한 진리이며 가장 어려운 교훈은 바로 모든 선택이 […]
시메온과 한나
벌써 2020년 1월이 다 지나갔습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빠른건가요? ‘과연 인생이 무엇인가?’하고 스스로 묻게 됩니다. 공동체 미사나 봉성체에서 많은 형제 자매님들을 만나면서 ‘평탄한 인생이란 있는가?’, ‘안 아픈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집니다. 쉽지 않은 인생을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제 마음이 아픕니다. 얼마 전 빛잡지에서 읽은 글이 떠올랐습니다. ‘새해에 행복해지겠다는 계획 같은 것 없습니다.’ 차라리 소소한 근심을 누리며 살기를 원합니다.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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