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라는 나라를 아시나요? 중앙 아메리카 대륙에 위치한 가난한 가톨릭 국가인데 제가 신학교를 다녔던 미국 클리브랜드 교구에서 오래전부터 선교를 하고 있는 곳입니다. 저는 신학생으로 한달동안 엘살바도르에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엘살바도르의 길을 걷다보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얼굴은 바로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입니다. 엘살바도르 국민은 로메로 대주교를 […]
영원한 고향
군위란 여러분에게 어떤 느낌을 줍니까? 내가 태어난 곳, 자란 고향이거나 혹은 이사와서 살게 된 지역일 뿐인가요? 고향은 나의 과거가 있으며, 정이 든 곳으로 고향을 이야기할 때 공간, 시간, 마음을 분리할 수 없다고 합니다. 살았던 장소와 살았던 시간, 잊혀지지 않는 정을 분리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고향에 대한 감정은 많은 경우 복합적입니다. 나의 가족, 유년시절에 대한 […]
역설과 신비
세상은 옳은 것과 그른 것, 쓸모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 진보와 보수, 죽음과 삶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내가 옳으면 상대방이 틀렸고, 쓸모있는 것은 중요하지만 쓸모없는 것은 버려야 하며, 정치에 대해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보수적인 사람과 대화가 되지 않으며, 생명을 끝까지 지키며 살다가 마지막에 피할 수 없으면 맞이하는 것이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생각과 행동도 크게 다르지 […]
우리 시대의 역설
‘우리 시대의 역설’ 중에서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너무 많이 마시고 너무 많이 피우며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고 너무 지쳐서 일어나며 너무 적게 책을 읽고 텔레비전은 너무 많이 본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다. 공기 정화기는 갖고 있지만 영혼은 더 […]
바르티매오
4년전에 마라톤을 하며 만난 친구가 있습니다. 여느 젊은이와 다름없이 발랄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이 친구의 특별한 점은 몇 년전부터 시력이 약해져 완전히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 된 것입니다. 이런 친구가 10킬로미터를 달린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누군가 옆에서 함께 달려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군위마라톤에서 그 친구가 여자친구를 데려왔습니다. 여자친구 역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장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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